zona
조나 zona 라는 별로 무서워보이지 않는 이름이 '대상 포진'이라는 정말 무서운 질병의 프랑스어 이름이다. 머리가 정말 깨질듯이 아팠고, 오른 팔과 어깨가 뻑적지근 했고, 그 부근에 빨간 것들이 잔뜩 돋아났다. 마침 거실의 유리창과 발코니로 통하는 문을 교체하기로 약속된 기간이었다. 예정보다 훨씬 오래 무려 4일이나 공사가 계속되었다. 마침 집주인 Olivier가 결혼식을 올린다고 외국으로 떠났고, 가는 길에 필요하면 자기네 집에 피해 있으라고 열쇠를 남겨주었기 때문에 우리 세 가족은 먼지와 페인트 냄새와 톱밥과 소음 등으로부터 무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 엄마에게 부탁드린 노트북 메모리와 캠코더 테이프와 멸치 된장 따위가 도착했고, 어쩐 일인지 연일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난 아직도 열심히 진통제를 먹고 피부에는 스프레이를 뿌려주어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공교로운 일은 지금이 방학의 막바지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인간가족의 삶이란 아무 일 없는 듯 그냥 지낼 수 있는 날이 연속으로 이틀 이상 계속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