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07의 게시물 표시

믹싱 완료

드디어 믹싱(mixage). 자막 작업을 거의 50퍼센트 - 그것도 오류가 있는 상태로 - 완료한 상태에서 급히 믹싱에 들어갔다. 그나마 반쪽짜리 자막 덕에 Schmitt(Christian)씨는 영화의 내용을 대충 이해하게 되었고, 뒷부분은 대충 말로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겨우 작업에 들어갈 준비가 완료되었다. 영훈과 미선이 전화로 대화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믹싱 포인트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오디오 트랙(piste)을 재정리하고, 직접 녹음한 목소리를 전화통화로 바꾸기 위해 필터를 적용하고 파라미터를 바꿔가며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들을 만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각각의 샷(plan) 사이의 배경음(ambiance)의 레벨을 적절히 조정해 장면간 전환을 부드럽게 만들고, 샷 전후에 소리의 마진을 남겨 놓고 부드럽게 혹은 다소 급격하게 소리가 들어가고 나가게 만들고... 소리가 빈 부분은 다른 부분의 소리를 복사해 부드럽게 붙여 넣고, 필터를 통해 잡음을 잡아낼 수 없는 경우엔 다른 소리를 첨가해 원치않는 잡음이 그 속에 묻히게 만들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작업을 마친 후에는, 혹시 전반적으로 너무 레벨이 높거나 낮은 부분이 남지 않도록 최종 조정을 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의 스테레오 채널을 뽑아냄으로써 작업 완료. 영상과 마찬가지로 소리 역시 대단한 짜집기 과정을 거치는데, 그 결과라는 것이 일단 상당히 불균일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붙어놓으면 한 소스에서 다른 소스에서 넘어갈 때에 별것 아닌 사소한 차이 때문에 거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한 소스의 시작과 끝에서 점진적인 레벨 변화를 적용하여, 이질감과 충격을 완화한다. 결국 귀를 속이는 것인데, 이를 통해 보자면 tonalité(질감?)의 변화에 대한 감수성이 영상보다 소리에서 더욱 도드라지는가 보다. 결론은 좋은 재료(소리), 충분한 (앞뒤)여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후엔 상상력, 또...

외국인 마인드

오랜만에 학교에서 A형과 꽤 오래 대화를 나누었더랬는데... 논문지도 부탁하려 교수에게 내밀었던 내용을 지금 보면 낯이 뜨겁다고 하더라. 만약 그걸 한국어로 썼다면 자살하고 싶을 지경이라고 하고. 듣고나서 정말 공감가는 일이라 맞장구를 쳤다. 한 학기에도 몇 번씩, 시험 답안을 제출할 때마다 대체 이 교수는 이 답안을 읽고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게 될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한다.

카메라 배터리 사망

2003년 프랑스로의 출국을 앞두고 구입한 G3가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배터리의 수명이 다 된 듯 보인다. 당분간 사진 찍을 일 없을 듯 싶다.

Symphonie de villes...

Symphonie de villes, symphonie du monde 교수 : Robin DEREUX 과목 이름이 꽤 그럴듯하다. 사실 전혀 사전지식없이 등록한 수업 중의 하나인데 종합적으로 썩 좋은 수업은 아닌 듯 하다. Dziga Vertov의 L'homme à la caméra 같은 실험적 작품에서부터 시작하여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의 양 언저리를 기웃거리며 모던하기 그지없는 도시의 모습을 그려낸 일련의 영화들. 그 계보를 이어 90년대에 들어와 Van Der Keuken의 Amsterdam, Global Village까지. 나름 재미있는 주제긴 하나, 한 학기 수업치고 주제를 충분히 폭넓고 깊게 다루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폭넓게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아니다. 한거 없이 시간을 널럴하게 보낸 기분이다.

믹싱 불발

간신히 첫번째 편집본을 만들어 냈는데, 이미 믹싱을 위한 데드라인을 넘긴 시점. 약 네시간 정도 늦게 약속된 스튜디오로 가니 나이 지긋한 Schmidt(맞나?)씨가 별다른 힐난없이 - 다섯시간 전에 남겨놓은 메모 때문일 듯 - 맞아주었고 작업한 파일들을 컴퓨터로 옮겼다. 소리 부분엔 문제가 없었으나 영상이 자꾸 끊기는 문제가 있어 이를 극복코자 함께 머리를 맞대보았는데, 파일 복사시간 및 파일 내보내는 시간 등으로 한참 기다려야 했고, 그래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기는 더없이 좋은 상황이었다. 결국 믹싱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점들을 손볼 수 있는지 등 소개하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직 최종 편집본이 아닌 상태에서 어떻게 믹싱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촬영을 하고 러쉬를 들여다보면서는, 내가 action은 너무 늦게, coupé는 너무 빨리 외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고, 편집을 하면서는 이미지 뿐 아니라 소리에 있어서도 충분히 여유를 갖고 촬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쩐지, 아주 오래전에 내가 캠코더로 재미삼에 찍어 놓은 것을 보고 누군가가 따로 편집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했었는데, 이게 그거고 그게 이거였던건가? 슈미트씨가 운영하고 계신 학교내 조그만 스튜디오는 아주 아담하고 아늑한 곳이다. 필요하다면 목소리 뿐 아니라 음악 녹음도 가능하다. 영감님을 쫓아다니며 소리에 관한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고 싶다.

감기 그리고 집주인

잘 안풀린다는 핑계로 도서관을 도망쳐나온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차차 목이 잠겨오고 코가 갑갑해지더니만 끙 하고 앓아 누워버렸다. 그 사이 런던에서 누나가 놀러 왔다. 옆집사는 집주인 Olivier가 물 새는 싱크대를 고쳐준다고 왔길래 옆에서 조금 거들었다. 함께 식사라도 하자는 말을 주고받은지도 벌써 수개월인데 통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차 이렇게 한명은 싱크대 위에서 수도꼭지를 붙잡고, 또 한명은 아래에 기어들어가 파이프를 흔들어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역시 바쁜 현대인, 서로 옆집에 살고 있는, 각자 가정을 가진, 서로 다른 국적의 두 남자는 이런 식으로 만나는 것이 정녕 자연스러운 것인지.

여행자 - 계속

일정상 어떻게든 다음 월요일 아침까지는 편집을 마무리해야 하고, 가편집본을 약 3분 후까지는 내놓아야 하는 상황. 마무리는 고사하고 가편집 역시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노트북과 외장하드를 들고 도서관에 오전부터 앉아 있는데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마음은 불안하고 몸은 피곤하고 머리속은 깜깜하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초조해져 어디론가 잠적하고만 싶다. 또한번 막판까지 질질 끌기가 계속 될 것이고, 오후의 미팅은 자연스레 제끼기가 될 것이고, '어찌 되가시나?' 하는 질문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상기시키는 효과만 가져올 것이다. 돌파구가 될 '실마리'를 찾아내자. 꼭 필요한 것만 생각하자. 게으름 피우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

방한 일정

한국 도착 : 6월 11일 11:20 한국 출발 : 8월 2일 12:50

스파이더맨 3

스파이더맨 3 / Spider-Man 3 (2007) - Sam Raimi 영화를 보고 나서 왜 그동안 이 시리즈를 계속해서 보아 왔을까 질문을 자신에게 해 보았다. 첫 에피소드가 영화로 나왔을 때는 샘 레이미라는 이름에 많이 주목을 했던 듯 싶다. 그리고 두 주인공의 신선함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고, 스파이더맨이 뉴욕의 마천루 사이를 시원스레 활보하는 모습이 주는 쾌감이 상당했었던 것 같고. 벌써 5년여 - 맞나? - 의 시간이 지났고, 이미 많은 것을 잊었기 때문에, 전작들에 대한 감상도 기억해내기 어려웠고, 심지어 줄거리까지 종종 가물가물했다.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다. 하지만 어두운 자아와의 싸움이 주는 긴장감 보다는 검은색 수트가 주는 시각적 인상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피터가 엠제이가 일하는 바에서 춤과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 그의 움직임, 리듬은 좀 허전하거나 겉도는 느낌이었고, 에디와 처지를 바꾸는 장면은 그 우악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긴장은 한참 부족했다. 특히 해리와 관련된 부분은 시간적 제약 때문인지 좋았던 부분뿐 아니라 거슬리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엠제이를 협박하여 피터와 헤어지게 만드는데 성공한다는 것을 스스로 납득시키기 무척 힘들었고 - 대신 그 이면의 이야기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을 정립하고 반증하면서 나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돌연 마음을 돌려 스파이더맨 편에 선다는 설정도 좀 불편했다. 허나, 스파이더맨 같은 영화에서 갑자기 비밀이 밝혀지고 그로 인해 순발력있게 태도를 바꾸는 일 자체가 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건 뭐니뭐니해도 만화 원작의 슈퍼히어로 이야기이다. 거미에게 물려 빌딩을 기어다니는 것 따위가 문제가 되어선 안되는 것과 같이. 다만,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제시하는 방식이 중요한 것이다. 결정적 순간 결정적 이야기를 하기에, 평소 묵묵히 집안일이나 하던 집사가 조금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고, 마치 러닝타임을 의식한 듯 태도변화가 너무 급격하다는 것이 거슬리게 하는 주 원인인 듯 하...

The Woman in the Window

The Woman in the Window / La femme au portrait (1944) - Fritz Lang 잠시 독신남자의 생활로 돌아간 중년의 대학교수 Richard Wanley. 눈앞에 아름다운 초상화속의 여인 Alice가 나타난다. 즐거운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악몽과도 같은 일련의 사태가 그를 기다린다. 악몽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기분좋은 것은, 어느 순간 Richard와 Alice가 서로 열심히 돕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소심하고 촌스러울 것 같은 중년남자가 차분히 시체 처리며 협박꾼(maître chanteur)의 처치를 지시하는 것, 언제쯤에나 남자를 배신하고 곤란을 더할까 지켜보던 여자주인공이 결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의리있는 인물이었음을 발견하고 무척 반갑다. 그래서인지 나름 꽤 잘해나간다 싶은 이 커플이 각자의 위치에서 실수하고 실패하는 모습에선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영화의 마지막, 남자가 벨보이에게서 협박꾼의 모습을 발견하는 장면은 무척 흥미로운데, 꿈의 논리에 대해 시사점을 주기 때문이다. 즉, 꿈꾸는 자의 이중적 위치, 우선 꿈속 이야기의 한 인물로서, 또한 이야기의 창조자로서. 그렇지만 자기 의지대로 언제든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리 이야기를 다 만들어 놓고 - 혹은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 꿈속의 경험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 듯 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고로, 어쩌면 창조가 아니라 수집 혹은 조직 정도에 머무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릴러 작가는 소설을 쓰며 스스로 서스펜스를 느낄까 그렇지 않을까?

사진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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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카메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시 한번 가르쳐주기 위해 아기가 사랑해 마지않는 곰인형을 모델로 찰칵.

일일 종합

노동절을 맞아 여유롭게 몽마르뜨언덕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엄청난 인파에 놀라고 돌아오다. 동네 극장에서 스파이더맨 3를 보려 했으나, 제때 잠들어주지 않는 아기때문에 며칠 연기. 대신 아쉬운대로 컴퓨터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보다. 화려한 색깔, 컴퓨터 그래픽, 뮤지컬 형식, 온갖 농담들. 다루는 소재는 무척 칙칙하기 그지없음에도 다루는 방식은 반대로 명랑하고 유쾌하다. 다만 영화 말미에 주인공을 그토록 치켜올리고 감동을 주려고 애쓰는 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봤자 불쌍한 마츠코가 위로받을 리 없을테니까.

여행자 - 계속

지난 주말까지, 총 6일간의 촬영을 마치다. 캠코더로 촬영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러시 구경 한번 못하고 있음. 차라리 속시원하기도 하다. 어차피 문제란건 늘 있기 마련이고,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기 마련이니 모르고 있을때가 가장 좋은 것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예상 일정 - 다음주, 컴퓨터에 캡쳐 및 러시 - 22일, 믹싱 - 고로, 22일 이전까지 편집 마무리 (가족) 영화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