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보이즈 (2016)
매형의 공장에 일하는 일록에게, 어느 날 미국에 살던 친구 예건이 찾아온다. 남성 사중창 경연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들은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대용과 그의 후배 준세와 함께 델타 보이즈라는 중창단을 결성하여 연습한다. 이 한심한 청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앞뒤 재지 않고 꿈을 좇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 냉정히 생각하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정이 들어서인지 바보같이 티격대는 모습을 보아도 밉지 않다. 전혀 무해할 것 없는 - 이에 대해 지혜의 생각은 좀 다를 것이나 - 그들에게 몇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라게 된다. 그래서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이 야속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예건과 일록이 라면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가 이 영화의 정수가 아닐까 생각 해본다. 그것도 이야기의 전개와 크게 상관없는 부분들. 유년기부터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게도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려 시끄럽게 이를 쑤시는 행동. 이에 대한 친구의 '개병신'이라는 받아침. 어색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보고 있으면 헛웃음이 멈추지 않는데, 어쩐지 영화도 나도 함께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는가 하면, 이 남자들은 지금껏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무척 궁금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는 그냥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떤 생각 때문에 끊임없이 가슴 졸여야 했다. 그들이 과연 노래할 수 있을까 하는 것. 네 사내가 성공적인 중창 공연 무대를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아닌, 말 그대로 - 들어줄 만하게 - 노래할 수 있을까 하는.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면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예건에게 정말로 중창단을 리드할 능력이 있을까 영화 후반까지 끊임없이 궁금했다. 그것이 해결되고 나자 곧바로 나머지 세 사람에 대한 염려로 이어졌고. 궁금증을 해결하기까지 아주 오래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 느끼는 감정이 더욱 각별한 듯하다. 궁금증,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