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09의 게시물 표시

내조의 여왕

이제 9회 감상을 약 몇시간 남긴 시각, 8회까지 보며 느꼈던 몇가지. 일부 멜로드라마적 설정이 점점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천지애가 양봉순에게 '그래도 친구인데' 하면서 별 생각없이 한 한마디를 던지는데, 어김없이 배신당하고는 '그래도 친구인데' - 거의 같은 문장을 억양만 살짝 바꿔주면 잘도 딱딱 맞아떨어진다 - 하며 눈물을 흘리고, 한발 더 나아가면 무릎을 꿇고 '내가 더 잘할께'를 반복하게 만드는 상황. 왜 이런 상황이 툭하면 불편하게 느껴지는걸까 나 자신에게 한참을 묻고 또 묻고 했는데 딱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거창하게, 원래 코미디와 멜로가 함께 가는 것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 아닌가 생각도 했었고, '난 원래 드라마같은거 안좋아하는데' 말하다가 억지로 떼밀려 본다는 듯한 인상을 집사람에게 은근슬쩍 표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어찌어찌 잠재의식화 해서 비판의식이 쓸데없이 강해진 듯도 하고. 그러나 어쨌든, 그냥 웃으면서 재미있는데 왜 그런 답답한 상황을 굳이 몇번씩이나 보여줘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두 여자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과거가 언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그 끈적끈적 불편함 감정들을 다른 방식으로 - 기왕이면 너무 힘들어가지 않고 그냥 재미있게 -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 그럼 환타지 드라마가 되려나? 김남주가 연기한 천지애는 회가 갈수록 점점 흥미가 떨어진다. 몇몇 제스처와 재미있는 억양과 몇몇 대사의 효과가 이제 떨어질 때가 됐지 싶다. 이 드라마 전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오지호의 온달수는 참 외모가 잘났구나, 웃는 모습이 귀엽구나 하는 생각을 초기에 끊임없이 들게 했는데 이 역시도 슬슬 익숙해 졌고. 출중한 외모와 지능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순박한 모습에 이런 사람 찾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있으면 호감이 가긴 하겠다 하는 마음 여전하긴 하다. 이제 차차 실력 - 아마도 지능? - 도 발휘해 가겠구나 싶어 조금 기대가 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