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느 날씨 화창한 주말, 곧 공연이 시작되는 극장 입구 앞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데 어떤 노인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1924년 생이신 임xx선생이란 분이 계시는데, 파리에 바둑 클럽도 만드시고 말하자면 바둑의 개척자같은 분으로 여겨진단다. 그 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원한다면 자신이 중재자 역할을 해 주겠단다. 얼핏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외모와 말투의 이태리 노인의 이야기를 고분고분 들으면서, 어딘가에서 들었던 혹은 보았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분명히 하자면, 이 노인과의 만남에 대한 것 말고, 낯선 땅에서 바둑의 고수로 알려지신 그 분에 대한 이야기가 이미 내 머리속에 있었던 것만 같다. 언젠가 꾸었던 것만 같은 꿈 이야기, 실제 존재했던 일이라는 듯 구체적인 정황들로 가득한 꿈에 대한 기억. 당시에야 의심의 여지가 없었겠으나 언젠가 꿈인지 왜곡된 기억인지 알쏭달쏭하게 될 운명의 이야기들. 그리고 중심 사건의 진위여부보다는 과연 꿈을 꾸었던 것인지 단순히 두뇌속 세포들의 실수로 인한 것인지 등의 그 과정에 대하여 더 몰두하게 되는 한가하기 그지없는 태도. 기타등등 기타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