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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증후군

어쩌다 투렛 증후군 유튜버의 영상을 보았다. 또 하나의 악취미겠거니 싶었는데 글쎄 그게 아니었다. 라면 하나 먹는 게 그만큼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은 전엔 해보지 못했다. 남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라면을 날려가며 꿋꿋하게 털어놓는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 관한 조작설이 불거져 나왔다. 좀 놀라긴 했지만 진위 여부는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무관심일 수도 있겠고, 툭하면 인터넷 세상을 달구는 핫이슈에 대한 짐짓 초연한 척하는 태도가 또다시 발동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건 그가 밉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보다는 그가 보여준 탁월한 연기가 - 사실 난 그가 연기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 내게 미친 영향을 조금 더 오래 느끼고 싶었다. 십오 년도 더 된 어느 날부터 난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세 글자로 된 상소리를 시도 때도 없이 내뱉는 것. 다행히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 면전에서 민망한 상황을 일으키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기분 나쁜 상황에서 뒤돌아 몇 걸음 멀어진 후, 옷을 벗고 샤워기의 물을 튼 직후, 담배 피우러 나가서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인적 없는 밤길, 경기장의 육상 트랙, 차 안에서 홀로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면 참았던 기침을 연달아하듯이 수차례 그 단어를 반복하곤 한다. 나에 대한 어떤 악의도 품고 있지 않은 - 확신할 수는 없다 - 상대방의 말을 듣고 얼마 후 화장실에서 혐오스러운 그 단어를 반복하고 있노라면 문득 의문이 생긴다. 나는 무언가를 단숨에, 아주 크게 과장하는 마음속 장치를 갖게 된 것일까? 그게 아니면 오래된 어떤 분노로부터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끝은 어디일까? 그 말을 입에 올려야 마땅할 순간에, 피하지 않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힘껏 외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나았다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