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학교 친구 Azusa의 부탁으로 그녀의 단편 영화의 몇 씬을 촬영하러 함께 나섰다. RER D선을 타고 Brunoy에 도착하여 근처 숲으로 들어섰다. 개울 이라고 하긴 제법 수량이 많은 지류도 흐르고 있었고, 들풀, 들꽃, 나무들이 화창한 날씨에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물가에 자리를 잡고 자기 스스로 분장을 마친 Azusa와 간단히 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역시 그녀가 가져온 캠코더와 삼각대를 이용하여 촬영을 시작했다. 녹음할 필요는 없었으므로 비교적 신속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강물위에 작은 배가 인형을 싣고 떠가고, 연형와 연결된 빨간 실을 그녀가 잡고 있다. 어느 순간 그녀는 실을 끊고 배와 인형은 물살을 따라 천천히 사라져가는 것이 그 내용. 작업을 다 마치니 오후 3시경, 잔디밭에서 Azusa가 가져온 주먹밥을 하나씩 나누어 먹고, 역 부근까지 걸어와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씩 마시고 다시 파리로 돌아 왔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다시 밖으로 나가, 공원에서 놀고 있는 동규 일당을 맞았다. 잠시 놀다가 다시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씨네마떼끄에 영화를 보러 갔다. 단편 4편을 묶어 상영했는데, Ben Russell의 Black and White Trypps Number Three, The Wet Season, Terra Incognita 그리고 Mati Diop의 Atlantiques를 보았다. 첫 단편 Black and White...는 한 밴드가 공연하는 가운데 트랜스에 빠져드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잡아냈는데, 작품 자체도 강렬하긴 하지만 화면속의 이름모를 젊은이들 모습에 상당한 인상을 받게 된다. 물론 예민한 관객이라면 이런 종류의 영화 제작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체험 그 자체에 더 관심이 간다. 두번째 The Wet Season은 작가가 수리남에서 수집한 사람들의 말과 생활상들을 그려보이는데, 솔직히 중간에 잠시 잠이 들기도 했다. 그의 세번째 단편은 이스터 섬의 풍경을 인상적으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