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07의 게시물 표시

성산 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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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제주에 가 본 것이 세 번. 그중 처음 두 번은 대학시절 수학여행과 졸업여행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년 여름 가족들과의 여행. 햇살이 너무 강해서 마치 머리가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The Elephant Man

1980년 David Lynch 작 우습게도 어릴 적 봤던 그 영화가 이 영화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어릴 적 보았던 영화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실제 제작 년대와 다른 시대의 작품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게다가 흑백 영화였으니 더 속기 쉬웠던거겠지. 이번 학기 수업시간에 주요한 재료로 등장한 탓에 한껏 주의를 기울여 영화를 보았다. 감독의 말마따나 주인공 존 메릭과 함께, 당시의 영국 사회가 또 다른 축을 이룬다. 흑백 화면속의 음습한 분위기, 이상한 기계음이 종종 끼어드는 사운드트랙이 산업혁명 시기의 영국사회에 대한 한 이미지를 대변한다. 기괴한 외모 탓에 배척과 놀림의 대상이 되는 존 메릭, 어찌하여 부르주아 사회에 받아들여 지긴 하나 그 계기라는 것이 씁쓸한 것임은 물론이다. 무엇보다도, 이에 대해 한 학기 내내 dossier를 써내야 한다는 것이 상당히 고통스럽다. 쉽사리 동기부여 및 주제설정이 안되는 탓에.

종합

샬롯의 거미줄 (Charlotte's Web) - 2006 감기가 식구들을 하나 하나씩 공격한 후, 최후로 나에게 공격을 가한 시점. 몸에 열이 오르고 콧물과 기침에 고통받으며 보다. 만약에 이렇게 귀엽고 편안한 영화를 고르지 않았더라면, 온 몸에 열이 엄청나게 올라 끝내는 머리가 폭발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두 여자, 고양이가 나오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중이다. 결국 쓸만한 이야기가 만들어 질지 그리고 그 결과물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두렵다. 거침없이 하이킥 1,2화를 뒤늦게 보았으나. 그다지 재미없는 듯 하여 그만두기로 했다.

플랫폼에서(옛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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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난감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든 날이었다. 게다가 반대 방향의 전철을 타는 실수까지 했고. '아무렴 어떠냐' 하고 마음 먹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었다.

전신주 (옛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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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편리함이 더해감과 더불어 전화선, 인터넷선, 전선 등 온갖 종류의 케이블이 책상 밑 혹은 가구 뒤쪽으로 점점 복잡하게 엉켜간다. 이에 화답하듯, 각종 무선 기술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쉽게 눈에 띄지는 않을 지언정 어딘가 구석진 곳에는 이런 저런 접속 장치들이 아찔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만 한다. 보란 듯이 하늘을 가로질러 엉켜있는 전선들을 보자면, 이런 불가피한 필요성이 새삼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잠시 후엔, 인간의 삶이 만들어내는 파장이란 지상, 지하 어디든 가리지 않는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겨울에 그리운 것들 (옛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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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할 이유도 별로 없는데 겨울 밤은 종종 쓸쓸하고, 마침 거리를 걷는 중이라면 눈에 띄는 포장마차에 들어가게 하는 좋은 핑계가 된다. (인사동 골목 어느 포장마차) 겨울이 지난 어느날, 동네 뒷골목을 산책하다 낮은 담너머로 보이던 녀석들. 조금 쉬고나면 다시 바빠질 것이라 생각하니 괜히 흐믓한 기분이 들었다. (s동) 프랑스에서 겨울에 무엇보다 그리운 것은 맑은 하늘과 따뜻한 햇살. 다시 돌아와줘서 고마워, 봄!

야망

Henri Gougaud 선생 말씀하시길... (...) Enfin, je vais vous confier un secret : mon rêve, c'est que mes romans deviennent des contes. Le plus beau destin d'un écrivain, c'est de faire partie de ce fleuve anonyme. (출처) Faire entendre la musique du coeur du monde , propos recueillis par ASTRID DE LARMINAT, le Figaro, le 15 mars 2007

재건축을 기다리며 (옛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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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주공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이 각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뭔가 그림이 될만한 것이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그 속에서 지냈을 셀 수 없이 많은 순간들 그 기억들이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지언정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나같이 비슷하게 생긴 그 투박한 건물들은, 내가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와도 무척 닮아 있었다. 십년이 아니라 단 일년 동안에도 우리는 피할 길 없이 좋고 나쁜 순간들을 겪는다. 그것들은 기본적으로 기억으로 남겨지지만, 좀 더 물질적인 흔적도 남을 수 밖에. 내가 늘 지나는 장소 어딘가에는, 아주 희미하게 내 손가락 끝에서 묻어난 얼룩이, 지루한 기다림 중에 남몰래 내가 뱉어놓은 침속의 세포 일부가 화석처럼 남겨져 있을 지도 모른다. 기쁜 소식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하려 서두르던 발걸음 탓에 평소보다 크게 울리던 발자욱 소리, 언제든 눈만 감으면 쉽사리 떠오를 것 같지만 떠올리려 하면 번번히 흩어져 버리는 그 장소 고유의 냄새, 오래된 페인트칠의 빛깔. 활발한 사회 생활로부터 은퇴하는 경우 급격히 늙어버릴 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떠나간 아파트 역시 너무나 쉽게 변하는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옛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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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식으로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올리는 예전 사진 몇장. 전에는 인사동에 들를 때마다 이 벽화와 하늘을 번갈아 열심히 바라보곤 했다. 지금은 사라진 것이 아쉽다. 어느날 해질 무렵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견한 후, 잠시 후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얼른 집에 뛰어들어와 카메라를 들고나와 찍었다. S동에 살던 시절, 바로 아랫집에 살던 아주 얌전한 여자아이. 벌써 5-6년이 지났으니 많이 컸을 것 같다. 세브란스 빌딩이던가? 소형 카메라를 새로 산 후, 불타는 의욕으로 무엇이건 찍어대던 시절.

좋은 아침

살인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체류증 얻기 과정으로 유명한 93지역. 그의 자랑스러운 주민으로써 새벽 5시에 잠을 깨어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경시청으로 항했다. 약 세시간여의 줄서기를 마치고 얻은 번호표를 보고 기뻤던 것도 잠시. 통장에 최소한 3000유로의 잔고가 있어야 한다는 야박한 답변과 함께 주어진 새 rendez-vous 날짜. 또 한번 하면 되는거지 뭐. 세시간을 살같이 보낼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았는데 그중, 만화책은 여름이 아닌 이상 손도 시리고 조명도 부족하고 게다가 비가 오는 날엔 거의 소용이 없었고, 같은 조건에서 프랑스어로 된 책을 읽는다는 건 거의 자살행위인지라 박민규의 소설 같은게 있으면 그나마 좀 나을텐데 미리 공수해 둔 재고가 없어 불가능하고, 밧데리 수명이 거의 다해가는 듯한 iPod로 미리 저장해둔 podcast를 듣는 것은 그나마 좀 나았고, 바라기로는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새 모델을 하나 구입한다거나 PSP 따위가 있으면 무척 반가울 성 싶다. 우습게도 아침에 들은 포드캐스트에서는, 마침 인간의 권리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이민자에 관한 내용들. 차차 전 세계가 가까와지는 경향에 따라 서로 공유하는 고민거리도 차차 비슷해지는 법. 냉정하게 말하면, 자국 국민만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더 임금이 싼 고로 더 못사는 나라로부터 수입해오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필요를 충족시킨 이후 그 인력이 계속 남아 자국 국민의 심려를 끼치는 것은 반갑지 않다는 얘기다. 마침 내 옆의 피부색 검은 한 청년이 열심히 읽고 있던 책을 슬쩍 훔처보니, 인간의 권리를 그토록 중시한다고 자부하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자유로운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하니 그게 바로 흑인들이라는 얘기였다. 그래서 어째야 한다는 얘기가 책의 중심사상일 터인데 저자의 주장이 무엇일지 퍽 궁금했다. 길고긴 줄을 지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이 사회에서 특별히 소외된 계층에 속한 이들이 아닐까...

Volver

Volver / 귀향 (2006) 죽기 전에 자신의 무덤을 준비하는 마을. 그곳은, 주민들의 광기가 유난하다고 일컬어지고, 유난히 과부들이 눈에 띈다. 열심히 무덤을 손보는 사람들의 모습, 유령과 함께 살고 있다는 뒷얘기가 난무하는 빠올라 이모에 이르러서는 마치 이곳은 삶과 죽음이 특히 공존하는 곳이 아닌가 싶은 인상을 준다. 이야기 속의 주된 두 사건은 모두 딸을 범하(려)는 아버지를 살해하는 어머니(혹은 딸)과 그 어머니에 대한 것이다. 비록 용서받기 힘든 죄를 지엇다 하나, 싸늘하게 식은 채 게다가 차가운 냉장고 속에 머물고, 밖에서는 분주하게 술과 음식을 준비하고 작은 축제가 벌어지는 광경은 어쨌건 좀 불편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희미한 기억들을 대충 조합해 보면, 알모도바르의 영화속에서 여자들은 특별히 사랑에 민감한 존재들이었던듯 싶다. 그건 그들이 남자를 사랑하는 순간 보다, 남자가 떠난 후 혼자 남겨진 모습에서 더 절실히 보여진다. 남자는 떠나도 여자에겐 자식이 남는다. 그리고 아이는 혼자 내버려둘 수 없는, 엄마의 손길이 절실한 존재이고. 당연히, 떠나간 남자를 그리워하고 원망하면서도 자식의 곁을 지키는 어머니의 존재는 가히 위대한 것이고, 그들이 치열히 살아가는 모습, 다른 여자들과 연대를 맺어가는 모습이 경탄스러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영화는 더 극단적인 상황을 그린다. 남자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죽음을 자초하고 여자들은 그를 살해한다. 과부들이 많고 광기가 유난한 곳이라는 마을 설명에 영화속 두 살인사건을 더하면, 어쩐지 이 곳 남자들의 말로가 대체로 평범치 않았을 성 싶다. 조금 과장을 덧붙인다면, 남자들은 여자에게 아이를 남기고, 여자들은 그 후 그를 살해한다고나 할까. 어쨌건 그 여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후회 속에 허우적대는 괴로운 삶이 아니다. 열심히 자식을 키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결국 알모도바르의 의도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에서도 보여줬듯이, 여성성에 대...

일일 종합

Volver (귀향) - Pedro Almodóvar, 2006 Phénix, l'oiseau de feu (불새) - Tezuka Osamu éd. TONKAM, 2000 Vol. 5 - Les temps futurs (Réssrection, La robe de plumes célestes) Vol. 6 - Le mal du pays

일일 종합

Elephant man méthodologie 2 수업에 봄 하얀 거탑 18회 + 그놈 목소리 집에서 그래서 무척 피곤해 졌음.

Rocky Balboa, 스탤론 선생께 드리는 편지

스탤론 선생께 얼마전 '록키 발보아'를 보았습니다. 록키라는 인물과 스탤론이라는 배우가 마치 같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개봉을 즈음하여 몇몇 프랑스 언론에 소개된 내용들을 읽은 것 때문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록키와 딕슨의 경기 장면에는 조금 실망을 했더랬습니다. 이제 록키는 늙었고, 전작들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당연하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더 고통도 덜 느끼고, 라운드가 계속되는데도 덜 지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돌연 별로 효과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시각효과가 끼어들더군요. 이제는 록키도 전과는 여러모로 달라졌을테고, 아마도 더 깊이 성찰하고 느낄 수 있게 되었겠지만, 경기장면에서 이런 면모들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좀 아쉬웠고요. 영화 전반부 록키의 모습은 참 초라해 보였습니다.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고, 과거의 명성이라는 것도 이제와서는 별 위로가 안되고, 게다가 하나뿐인 아들과도 서먹하니 말이죠. 그가 아들과 얼마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어색하게 말을 꺼낼 때,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눈물을 흘릴 때, 비로소 이 시리즈가 가진 힘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현실의 인물인 스탤론의 이미지가 겹쳐지니, 여타 영화 속에서라면 내뱉게 마련이었을 뻔한 불평도 차마 할 수가 없더군요. 솔직히 아버지의 그늘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주장하)는 로버트라는 인물은 너무 피상적이고 뻔하게 그려진 것 같더군요. 폴리나 록키의 감정실린 대사들에서도 확실히 어떤 '과잉'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게 록키다운 점이겠지요. 반면 록키가 보통의 호흡으로 던지는 농담과 대사들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마냥 가볍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조만간에 시리즈 첫편에서 록키가 너스레떠는 장면을 다시 찾아보고 싶군요. 비교도 해 볼겸 말이죠. 어쨌거나 록키가 더 이상 우리를 찾아올 일은 없을거라는 것을 말해주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드는군요. 영화 속에서 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