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맘보 (2001)

2001, 타이페이. 비키는 애인 하오하오와 함께 산다. 하오하오는 약물 중독과 비키를 지독히 의심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비키는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나이가 많고 위험한 일을 하는 , 그러나 비키를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펴 준다. 일본으로 피신한 그를 만나러 가지만 결국 비키는 그를 보지 못한다.



황홀한 첫장면. 형광등으로 밝힌, 양옆이 뚫린 마치 터널같은 - 그러나 지상의 - 보행로.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고, 머리를 휘날리는 비키의 걸음은 힘차다. 담배를 피우며 주변을, 그리고 그를 따르는 카메라 혹은 누군가를 자꾸 돌아본다. 그의 나레이션. 그가 계단을 힘차게 내려가며 시퀸스가 끝난다.

 

영화는 2001년에 세상에 나오고, 2001년의 비키를 보여준다. 그러나 나레이션 속에서 비키는, 10 전의 일이라고 못박는다. 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라는 생각에 기대와 흥분에 젖곤 했다. 단지 마음의 문제였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은, 기대는, 언제나 무언가를 찾아내어 새로운 계기로 삼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이와 노인의 자세에는 분명 차이가 있을테지만.

그러니까 밀레니엄이라는 흥분 속에는 사실, 현재의 삶에 대한 기쁨과 슬픔이 기초가 되어 그것이 계속되거나 나아지기를 바라는 희망이 도사리고 있었던 듯하다. 너무 진부하고 잔인한 얘기가 되겠지만, 그로부터 세월이 - 10 - 흐르고 나면 차가워진 마음으로 되돌아와 말할 있게 된다. 결국 시간이란 순간도 멈춘 적이 없었으며, 단지 숫자의 문제였을 뿐이지 해도 다른 해와 다를 없었다고. 다른 것은 젊었다는 정도.

영화는 유바리의, 옛날 영화 간판으로 가득한 거리에서 끝났을까? 삶이란 결국 기대처럼 새롭고 멋진 어딘가로 향하지 못하며, 시간이 멈춘 눈으로 덮인 거리 과거의 꿈들처럼 그대로 있거나 영원히 반복될 뿐이라 말하는 듯하다.

 

하오하오는 비키를 믿지 못하고 실망시키는 하오하오가 되었을까? 운명이 조금만 잭의 편을 들어주었다면 사람은 행복해질 있었을까? 2011년에 비키는 과연 어디에 살고 있었을까?


202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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