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노래 - 2006
소녀의 방에는 크게 창이 나 있다. 이른 아침 해가 뜰 무렵 이 창을 통해 그녀는 바깥의 세계를 바라본다. 다른 사람들은 하루를 시작할 무렵 그녀는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밤이 되면 통기타를 들고 역 앞으로 나간다.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는, 초에 불을 붙이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해가 뜨기 전, 그녀는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얼마 동안, 왜 어린 소녀가 이런 특이한 생활 리듬을 갖게 되었는지 아무런 단서가 없음에도 그 때문에 답답할 일은 없다. 그저, 그녀가 창을 통해 바라보는 작은 세계가 흥미롭게 느껴진다. 꽤 많은 집들, 철도, 버스 정류장, 몇 안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심심하지도 삭막하지도 않다. 게다가 이 세계는 생각보다 다채로와서, 사람들이 분주한 시장통도 있고, 낮이면 햇살이 눈부신 파도치는 해변도 있고 그 속에서 서핑에 몰두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게다가 소녀가 한 소년을 만난 후 발견한 활기찬 밤의 다운타운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다만 그녀가 갖지 못한 것은 또래의 소년 소녀들과 함께하는 학창 생활, 더 크게는 그들 혹은 또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세상 - 그 한 부분 - 을 바라보고 싶은 욕망을 간접적으로나마 채울 수 있도록 높은 곳, 그 2층에 마련된 그녀의 방은 마치 전망대 같기도 하고 수족관 같기도 하다. 때로는 창에서 바깥을 바라보다가 그럴 마음이 없어지거나 피곤해지면 다락속같은 잠자리에 숨을 수도 있고, 계단을 통해 거실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대문은 무섭게도 햇빛을 정면으로 받게 되어 있긴 하지만 그 속으로 시간 맞춰 피신할 때의 안도감은 오히려 그 때문에 더 클런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다정한 부모님들이 있고, 틈나면 찾아와 마치 캠핑이라도 하듯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단짝 친구도 있다. 친구는 그녀가 탐험하기 힘든 세상을 비록 일부분이지만 대신 탐험하고는 그녀 앞에 내어놓는다, 잘 볼 수 있도록.
물론 그녀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금새 가까와진다. 두 젊은이의 마음이 설레였을 것은 당연하지만, 그 둘 혹은 한명씩 보는 것 역시 설레는 일이다. 비로소 카메라가 전망대를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좇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그 아기자기한 세상에서. 화면의 입자가 더 커칠어지고 그들의 모습이 종종 거무스레해지고, 그들의 발걸음을 좇느라 카메라의 시선도 성큼성큼 움직인다. 그래서 그 곳에 있고 싶어지고 그 곳을 걷고 싶어진다.
역시나 문제는 그녀가 가진 병이다. 갑자기 그녀를 위해 마련된 공간, 우주복 같은 옷, 그녀가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가 설명된다. 왜 밖으로 나가 그를 기다리지 않고 매일같이 창을 통해 바라보기만 했는지, 왜 한 밤중에 기타를 들고 역앞에서 노래하는지, 밤에 거리를 쏘다니는지, 그와 그녀가 밤의 세계를 함께 탐험하게 되었는지, 그녀가 스튜디오에서 왜 죽을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는지, 왜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한낮의 바다에서 그를 바라보다가 힘겹게 걸음을 내딛으며 그런 얘기들을 했는지. 모든 것이 너무나 분명해 진다. 죽고 싶지 않고 살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부인하기 힘든 구체적인 현실로 정해질 때, 더 이상의 환상은 살아남기 힘들다.
얼마 동안, 왜 어린 소녀가 이런 특이한 생활 리듬을 갖게 되었는지 아무런 단서가 없음에도 그 때문에 답답할 일은 없다. 그저, 그녀가 창을 통해 바라보는 작은 세계가 흥미롭게 느껴진다. 꽤 많은 집들, 철도, 버스 정류장, 몇 안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심심하지도 삭막하지도 않다. 게다가 이 세계는 생각보다 다채로와서, 사람들이 분주한 시장통도 있고, 낮이면 햇살이 눈부신 파도치는 해변도 있고 그 속에서 서핑에 몰두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게다가 소녀가 한 소년을 만난 후 발견한 활기찬 밤의 다운타운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다만 그녀가 갖지 못한 것은 또래의 소년 소녀들과 함께하는 학창 생활, 더 크게는 그들 혹은 또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세상 - 그 한 부분 - 을 바라보고 싶은 욕망을 간접적으로나마 채울 수 있도록 높은 곳, 그 2층에 마련된 그녀의 방은 마치 전망대 같기도 하고 수족관 같기도 하다. 때로는 창에서 바깥을 바라보다가 그럴 마음이 없어지거나 피곤해지면 다락속같은 잠자리에 숨을 수도 있고, 계단을 통해 거실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대문은 무섭게도 햇빛을 정면으로 받게 되어 있긴 하지만 그 속으로 시간 맞춰 피신할 때의 안도감은 오히려 그 때문에 더 클런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다정한 부모님들이 있고, 틈나면 찾아와 마치 캠핑이라도 하듯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단짝 친구도 있다. 친구는 그녀가 탐험하기 힘든 세상을 비록 일부분이지만 대신 탐험하고는 그녀 앞에 내어놓는다, 잘 볼 수 있도록.
물론 그녀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금새 가까와진다. 두 젊은이의 마음이 설레였을 것은 당연하지만, 그 둘 혹은 한명씩 보는 것 역시 설레는 일이다. 비로소 카메라가 전망대를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좇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그 아기자기한 세상에서. 화면의 입자가 더 커칠어지고 그들의 모습이 종종 거무스레해지고, 그들의 발걸음을 좇느라 카메라의 시선도 성큼성큼 움직인다. 그래서 그 곳에 있고 싶어지고 그 곳을 걷고 싶어진다.
역시나 문제는 그녀가 가진 병이다. 갑자기 그녀를 위해 마련된 공간, 우주복 같은 옷, 그녀가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가 설명된다. 왜 밖으로 나가 그를 기다리지 않고 매일같이 창을 통해 바라보기만 했는지, 왜 한 밤중에 기타를 들고 역앞에서 노래하는지, 밤에 거리를 쏘다니는지, 그와 그녀가 밤의 세계를 함께 탐험하게 되었는지, 그녀가 스튜디오에서 왜 죽을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는지, 왜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한낮의 바다에서 그를 바라보다가 힘겹게 걸음을 내딛으며 그런 얘기들을 했는지. 모든 것이 너무나 분명해 진다. 죽고 싶지 않고 살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부인하기 힘든 구체적인 현실로 정해질 때, 더 이상의 환상은 살아남기 힘들다.
태양의 노래, 전 일본에 있을 때 드라마로 조금 봤었는데.. 내용보다(많이 못 봤기 때문에),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생김이 맘에 들었었어요. 혹시 [박치기]라는 영화 보셨어요? 안 보셨으면 한번 보시어요. 그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아, 그 배우 어머니가 프랑스인이라고 해요.
답글삭제혹시 못 보셨나 해서, 길산님 네이버 블로그 방명록에 글 남겼어용.